하루에 한 번도 안 웃는 날이 있다.
가끔 말고 자주.
누군가 그런 인생을 산다고 하면 난 이런 말을 해줄거 같다. “참 불행하게 사시네. 왜 그렇게 심각하게 사세요?”
그 말을 이제 나에게 해 줄 차례다.
“뭐 땜시 사느라 하루에 한 번을 못 웃냐. 가볍게 살고 매일 웃고 살자. 다시 돌아올 수 없는 한번 뿐인 인생이다. 즐겁게 살자 영심아”
행복하게 산다는 건 무엇일까?
만족하는 마음일까?
만족하는 마음은 무엇일까?
더 이상 원하는 게 없다는 뜻일까?
원하는 게 없다는 것은 무엇일까?
지금 이 상태로 감사해 한다는 뜻일까?
아 그렇다면 난 이 상태가 감사하다.
그럼 이게 행복한 상태일까?
이미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깨닫지 못하는 건가?
아니면 행복하게 산다는 건 일종의 환상이고 태어 났으니 사는건가? 마치 어항 속 금붕어처럼? 그렇다면 너무 슬픈 일이다.
하지만 하느님이 보시기에 어항 속 금붕어나 지구 안 인간이나 똑같으시려나?
금붕어가 마음에 안 들면 고라니는 어떨까?
행복을 곱씹어 보는 나와, 삶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고라니랑 다를까?
고라니가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지만 만약 그렇다면 정말 신기하기도 하면서 고라니 주제에 철학적 주제를 고민하다니 그냥 풀 잘 뜯어 먹고 새끼 잘 낳고 살면 고라니로써 성공한 인생인데 참 쓸데 없다고 여길거 같기도 하다.
그러니까 내가 지금 그 고라니처럼 구는 게 아닌지 궁금하다는 거다.
혹시 삶에 뭔가 불만이 있어서 웃지 못하는 게 아닐까?
그렇다면 그게 뭘까?
그나저나 나는 왜 이렇게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하며 살까? 그게 불만인거 같기도 하다.
내가 원하는 건 그저 매일 웃으며 사는거 뿐인데 어쩌다 가만히 있는 고라니를 철학자로 만들었을까? 인생이란 정말 뭐가 뭔지 모르겠다. 이번 주말엔 고라니 철학자나 물방개 선생을 뵈러 산에 좀 다녀 와야겠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