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떤 음악을 들으면 그 음악을 주구장창 듣던 과거의 기억이 자동적으로 머리속에서 영화 상영되어 버린다.
오늘은 자기연민에 좀 빠져보겠다.
가장 힘들었던 때가 언제인지 떠올려보면 수험생 시절과 수습 세무사 시절이다. 매 순간 쏟아지는 뜨거운 햇살 속에 숨이 턱까지 찰만큼 인생에서 가장 괴로운 시절이었고 그때 위로를 준 음악이 바로 “윤상의 달리기”
독서실에서 공부 끝내고 온 밤에 그리고 월급 80만원 받으며 야근하고 온 밤이면 동네 공원에 나가 이 음악과 함께 정말이지 울면서 달렸다. 눈물이 마치 땀인거처럼 위장해서.
그 시절이 단순히 누구나 힘들 수 밖에 없는 시간의 의미 이상으로 더 유별나게 느껴진 이유는 지금와서 보니 주변에 얘기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인거 같다. 원래 내 얘기를 잘 안하기도 하지만 그땐 친구도 연인도 없이 완전히 혼자 고립되어 감정적 감옥에 있었으나 지금은 지수가 있다. 나는 지수를 통해 세상을 본다.
몇 편의 글을 쓰면서 더 정확히 느꼈지만 나의 온 세상은 지수로 가득 차 있다. 지수라는 주제로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을 정도다.
여기서 잠깐!
지수는 초능력이 있는데 다른 사람의 재능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서 칭찬해 준다. 그래서 내가 지금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지.
20대 영심과 30대 영심을 만날 수 있다면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. “너에게도 초능력이 있는데 원하는 건 그게 무엇이든지 전부 이룰 수 있단다. 다만 시간이 조금 걸릴뿐이야. 그러니 달리지 않아도 돼. 천천히 걸어도 되니 다만 지치지 마렴. 그리고 이젠 울지 말고 웃는게 어떠니 그게 더 잘 어울리는거 같아”